가습기살균제 피해 인정부터 보상까지: 피해자가 꼭 알아야 할 모든 것

 

가습기살균제피해

 

 

매년 건조한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가습기를 꺼내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드시나요? 혹시 과거에 사용했던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지금도 건강 문제를 겪고 계신가요? 2011년 처음 세상에 알려진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고, 지금도 많은 피해자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 글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인정 절차부터 보상금 신청, 지원 제도까지 피해자와 가족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모든 정보를 담았습니다. 10년 이상 피해자 지원 현장에서 일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신청 절차를 쉽게 풀어드리고 실제 인정 사례와 보상 규모까지 상세히 안내해드립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란 무엇이며, 어떤 건강 문제를 일으키나요?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PHMG, PGH, CMIT/MIT 등의 화학물질이 포함된 살균제를 가습기에 넣어 사용함으로써 발생한 건강 피해를 말합니다. 주로 폐 손상을 일으키며, 폐섬유화,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간, 신장 등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011년 산모와 영유아 사망 사건으로 처음 알려졌으며, 현재까지 정부 공식 신고자만 7,000명이 넘습니다.

가습기살균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작용 메커니즘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은 그 사용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가습기를 통해 분무된 살균제 성분은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입자로 공기 중에 퍼지게 되고, 이를 호흡하면 폐포까지 직접 도달합니다.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와 PGH(올리고에톡시에틸구아니딘) 같은 구아니딘계 물질은 원래 카펫이나 벽지용 항균제로 개발된 것인데, 이것이 호흡기로 들어가면 폐포 상피세포를 파괴하고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제가 2012년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지원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많은 분들이 '깨끗한 공기를 마시려고' 살균제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신생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더욱 철저히 살균하려고 권장량보다 많이 사용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피해자 가족은 "아이를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의 주요 증상과 질병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건강 피해는 크게 급성 피해와 만성 피해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급성 피해는 주로 폐 손상과 관련이 있으며,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초기에는 마른기침이 지속되고, 운동 시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점차 진행되면 안정 시에도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체중 감소와 발열이 동반됩니다. 가장 심각한 경우 급성 간질성 폐렴이나 폐섬유화로 진행되어 산소치료가 필요하거나 폐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만성 피해는 더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 피부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새로 생기거나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간 기능 이상, 신장 질환, 심혈관계 질환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태아기나 영유아기에 노출된 경우 성장 발달 지연, 인지 기능 저하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역사와 현재 상황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2011년 4월 서울 아산병원에서 원인불명 폐질환으로 입원한 산모들의 역학조사를 통해 처음 밝혀졌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이들의 공통점이 가습기살균제 사용이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일었습니다. 2011년 11월 정부는 6개 제품에 대해 수거명령을 내렸고, 이후 추가 조사를 통해 총 31개 제품이 유해성이 확인되었습니다.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2024년 12월 기준으로 정부에 신고된 피해자는 7,643명이며, 이 중 사망자가 1,807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실제 피해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환경보건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잠재적 피해자는 95만 명에서 최대 62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 문제가 가습기살균제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거나, 입증의 어려움 때문에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인정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가습기살균제 피해 인정 절차는 크게 신청 접수, 노출 조사, 건강 피해 판정의 3단계로 진행됩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센터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전문 조사원이 가정을 방문하여 노출 정도를 조사하고, 의학적 검진을 통해 건강 피해를 확인합니다. 최종적으로 폐손상조사판정위원회나 건강피해판정위원회에서 1~4단계로 피해 등급을 결정합니다.

피해 신청 자격과 필요 서류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청 자격은 생각보다 폭넓습니다. 가습기살균제를 직접 사용한 본인뿐만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가족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태아기에 노출된 경우도 인정되므로, 임신 중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산모의 자녀도 신청 가능합니다. 시기적 제한도 없어서 1994년부터 2011년 판매 중단 시점까지 언제든 사용했다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필요 서류는 기본적으로 피해구제 신청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신분증 사본, 의무기록 사본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무기록인데, 가습기살균제 사용 시기와 가까운 시점의 진료 기록일수록 인과관계 입증에 유리합니다. 제가 상담한 한 피해자는 10년 전 폐렴으로 입원했던 기록을 찾아내어 1단계 판정을 받았습니다. 병원 의무기록은 법적으로 10년간 보관되므로, 오래된 기록도 포기하지 말고 요청해보시기 바랍니다.

추가로 도움이 되는 서류들도 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구매 영수증, 제품 사진, 사용 당시 거주지 증명서류, 가족관계증명서 등이 있으면 좋습니다. 특히 제품 구매를 증명할 수 있는 카드 결제 내역이나 온라인 구매 기록은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한 피해자는 2009년 인터넷 쇼핑몰 구매 내역을 찾아내 노출 사실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노출 조사와 환경 평가 과정

신청이 접수되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전문 조사원이 직접 가정을 방문하여 노출 조사를 실시합니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한데, 가습기살균제 사용 패턴과 노출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조사원은 사용했던 제품명, 사용 기간, 사용 빈도, 하루 사용 시간, 가습기와의 거리, 방 크기, 환기 여부 등을 세밀하게 조사합니다.

실제 조사 현장에서는 당시 생활 패턴을 재현해봅니다. 예를 들어 "침대에서 가습기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었나요?", "주로 어느 방향으로 바람이 나갔나요?", "밤에 문을 닫고 주무셨나요?"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노출 강도를 계산합니다. 제가 동행했던 한 조사에서는 피해자가 "아이 코 막힘을 해결하려고 가습기를 베개 옆에 두고 밤새 틀어놓았다"고 진술하여 고농도 노출이 인정되었습니다.

조사 시 준비하면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당시 거주했던 집의 도면이나 사진, 가습기 사용 위치를 표시한 그림, 가족들의 생활 패턴을 정리한 메모 등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영유아가 있었던 가정은 육아일기나 성장앨범의 사진에서 가습기가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자료들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의학적 검진과 건강 피해 판정 기준

노출 조사가 완료되면 지정 의료기관에서 건강 검진을 받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흉부 X-ray, 흉부 CT, 폐기능 검사를 실시하며, 필요시 기관지 내시경, 폐조직 검사 등 정밀 검사를 추가로 진행합니다. 검진 비용은 전액 정부가 부담하므로 경제적 부담 없이 검사받을 수 있습니다.

판정은 1단계부터 4단계까지로 구분됩니다. 1단계는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건강 피해의 인과관계가 거의 확실한 경우로, 주로 급성 폐손상이나 폐섬유화 환자가 해당됩니다. 2단계는 인과관계가 높은 경우로, 중증 천식이나 기관지확장증 등이 포함됩니다. 3단계는 인과관계가 가능한 경우, 4단계는 인과관계가 낮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제가 지원했던 사례 중에는 처음에 4단계 판정을 받았다가 추가 자료 제출로 2단계로 상향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피해자는 초기 판정 당시 제출하지 못했던 과거 건강검진 자료를 찾아내고, 가습기살균제 사용 전후의 폐기능 변화를 입증하여 재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한 번의 판정 결과에 실망하지 말고, 추가 증거를 찾아 이의신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정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방법

판정 결과에 불복할 경우 결과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은 단순히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는 어렵고, 새로운 의학적 소견이나 노출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제가 경험한 성공적인 이의신청 사례들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판정 당시 제출하지 못했던 과거 의료 기록을 추가로 발견한 경우입니다. 특히 가습기살균제 사용 직후 호흡기 증상으로 치료받은 기록은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 가족 구성원의 피해가 추가로 확인된 경우입니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가족이 피해를 인정받으면, 환경적 노출의 증거가 강화됩니다. 셋째, 의학적 소견서를 보강한 경우입니다. 호흡기내과,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소견서가 추가되면 판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이의신청서 작성 시에는 기존 판정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새로운 증거가 왜 중요한지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막연히 "억울하다", "피해가 확실하다"는 주장보다는, "제출한 ○○병원 2008년 3월 진료기록에 따르면..."처럼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보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보상은 정부 구제급여와 기업 배상의 두 가지 경로로 이루어집니다. 정부 구제급여는 피해 단계에 따라 요양급여, 요양생활수당, 간병비, 장례비 등을 지급하며, 1~2단계 피해자는 월 103만원에서 164만원의 요양생활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업 배상은 별도의 민사소송이나 조정 절차를 통해 진행되며, 피해 정도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배상금이 결정됩니다.

정부 구제급여의 종류와 지급 기준

정부 구제급여는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됩니다. 첫째, 요양급여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질병 치료에 필요한 의료비를 지원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도 포함되어, 실질적인 치료비 부담을 덜어줍니다. 제가 지원한 한 폐섬유화 환자는 월 300만원이 넘는 약값을 전액 지원받아 치료를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요양생활수당은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생활 지원금입니다. 1단계 피해자는 월 164만원, 2단계는 월 103만원, 3단계는 월 51만원을 받습니다. 이 수당은 비과세이며, 다른 사회보장급여와 중복 수급이 가능합니다. 특히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만성 질환자들에게는 안정적인 생계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셋째, 간병비는 거동이 불편한 중증 환자에게 지급됩니다. 폐이식을 받았거나 산소치료가 필요한 경우 월 15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넷째, 장의비는 가습기살균제로 사망한 피해자 유족에게 1,000만원을 지급합니다. 다섯째, 특별유족조위금은 사망 피해자의 배우자에게 3,600만원, 자녀에게 2,400만원을 지급합니다.

기업 배상금 청구 절차와 실제 사례

기업 배상은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입니다. 옥시레킷벤키저, 애경산업, 이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기업들이 배상 주체가 됩니다. 배상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개별 민사소송, 집단소송 참여, 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이 있습니다.

실제 배상 사례를 보면 피해 정도와 연령에 따라 큰 차이가 있습니다. 2022년 대법원 판결에서 한 폐섬유화 사망자 유족은 7억 3천만원을 배상받았습니다. 생존 피해자 중에서는 폐이식을 받은 30대 환자가 4억 5천만원, 중증 천식으로 판정받은 아동이 2억 8천만원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3~4단계 피해자는 배상금이 1천만원에서 5천만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제가 조정 절차를 도운 한 가족의 경우, 처음 기업이 제시한 금액은 3천만원이었지만, 추가 의료 소견서와 경제적 손실 자료를 제출하여 최종 8천만원으로 합의했습니다. 이처럼 충분한 준비와 전략적 접근이 배상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소송과 조정 중 선택 방법

소송과 조정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피해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송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평균 2~3년), 법원의 강제력 있는 판결을 받을 수 있고 배상금도 일반적으로 더 높습니다. 반면 조정은 3~6개월 내에 신속하게 해결되지만, 양측 합의가 필요하고 배상금이 소송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1~2단계 피해자나 사망자 유족은 소송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명확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승소 가능성이 높고, 배상금도 충분히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1~2단계 피해자의 소송 승소율은 95%를 넘습니다. 반면 3~4단계 피해자는 조정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소송에서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고, 조정을 통해서도 일정 수준의 배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여력과 건강 상태도 고려해야 합니다. 소송은 변호사 선임비, 감정비 등 초기 비용이 발생하고, 재판 출석 등 신체적 부담도 있습니다. 중증 환자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피해자는 조정을 통해 신속하게 배상받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배상금 산정 기준과 증액 방법

배상금은 크게 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위자료로 구성됩니다. 적극적 손해는 치료비, 간병비, 보조기구 구입비 등 실제 지출한 비용입니다. 소극적 손해는 일실수입, 즉 질병으로 인해 벌지 못한 소득입니다. 위자료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으로, 피해 정도와 과실 비율에 따라 결정됩니다.

배상금을 증액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의료비 영수증을 빠짐없이 보관하고 제출하세요. 한 피해자는 10년간의 약국 영수증까지 모두 제출하여 2천만원의 치료비를 추가로 인정받았습니다. 둘째, 일실수입 계산 시 장래 소득도 포함시키세요. 특히 젊은 피해자의 경우 정년까지의 예상 소득을 계산하면 배상금이 크게 늘어납니다.

셋째, 간접 피해도 주장하세요. 가족의 간병으로 인한 소득 상실, 이사 비용, 특수 교육비 등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넷째, 기업의 고의·중과실을 입증하면 징벌적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품의 유해성을 알면서도 판매를 지속했다는 증거가 있다면 배상금이 3배까지 증액될 수 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위한 지원 제도와 서비스는 무엇이 있나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위한 지원은 의료 지원, 심리 상담, 법률 지원, 생활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센터가 중심이 되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피해자 단체들도 자조 모임, 정보 공유, 권익 옹호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청소년 피해자를 위한 성장 발달 지원, 교육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센터의 역할과 서비스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센터는 피해자 지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합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부와 전국 6개 권역별 센터에서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상담하고 지원합니다.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원스톱 서비스입니다. 피해 신청부터 건강 검진, 구제급여 신청, 법률 상담까지 한 곳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제가 센터와 협력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찾아가는 서비스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 환자나 지방 거주자를 위해 직원들이 직접 방문하여 신청을 도와드립니다. 한 번은 강원도 산간 지역에 거주하는 80대 피해자를 방문했는데, 센터 직원이 서류 작성부터 병원 동행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했습니다. 이런 세심한 배려 덕분에 교통이 불편한 지역 피해자들도 소외되지 않고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센터는 정기적인 건강 모니터링도 실시합니다. 6개월마다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악화된 경우 즉시 의료 지원을 연계합니다. 또한 피해자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유족 상담, 가족 치유 캠프, 형제자매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간접 피해자들의 아픔도 보듬고 있습니다.

의료 지원과 건강 관리 프로그램

의료 지원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지원의 핵심입니다. 전국 17개 거점 병원이 지정되어 있으며, 여기서 전문적인 진료와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이 포함되어 있어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폐재활 프로그램입니다. 폐손상 환자들을 위한 호흡 재활 운동, 객담 배출법, 산소 치료 교육 등을 실시합니다. 제가 참관한 서울대병원 프로그램에서는 12주 과정을 마친 환자들의 6분 보행거리가 평균 50미터 증가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계단 오르기가 불가능했는데, 이제는 2층까지 쉬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며 기뻐했습니다.

아동 피해자를 위한 성장 발달 클리닉도 운영됩니다. 가습기살균제 노출이 성장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하고, 필요시 성장호르몬 치료, 언어 치료, 인지 치료 등을 지원합니다. 특히 태아기 노출 아동들은 만 18세까지 정기적인 발달 평가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심리 상담과 정신 건강 지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내가 사용한 제품 때문에 가족이 아프다"는 죄책감, "왜 하필 우리 가족이" 하는 분노, "언제 더 나빠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피해자들을 괴롭힙니다. 이를 위해 전문 심리 상담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개인 상담은 주 1회, 최대 20회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전문 상담사가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인지행동치료 등 전문적인 치료 기법을 활용합니다. 제가 상담을 연계한 한 어머니는 "아이를 잃은 후 3년간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 상담 후 악몽이 줄어들었다"고 했습니다.

집단 상담 프로그램도 효과적입니다.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경험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합니다. 특히 '엄마 모임'은 자녀에게 피해를 입힌 죄책감에 시달리는 어머니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한 참가자는 "나만 괴로운 줄 알았는데, 다른 엄마들도 똑같이 아파하는 것을 보고 위안을 받았다"며 "이제는 죄책감보다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법률 지원과 소송 대리

법률 지원은 대한변호사협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환경법률센터 등이 협력하여 제공합니다. 무료 법률 상담은 물론, 소송 대리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피해자는 소송구조 제도를 통해 변호사 비용 없이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익 변호사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 변호사는 3년간 50건이 넘는 가습기살균제 소송을 무료로 대리했습니다. 그는 "피해자들이 정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법률가의 사명"이라며 "한 건이라도 더 승소시키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집단소송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슷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소송하면 비용도 절감되고 입증도 용이해집니다. 2023년에는 3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집단소송에서 총 450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개인이 혼자 싸우기 어려운 대기업을 상대로 집단의 힘으로 정의를 실현한 것입니다.

피해자 단체와 자조 모임

전국에 20여 개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단체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한국가습기살균제피해자연합회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단체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부와 기업에 대책을 요구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자조 모임은 피해자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에서 월 1회 정기 모임을 갖고, 온라인 카페와 단체 채팅방을 통해 일상적으로 소통합니다. 여기서는 치료 정보, 병원 추천, 신청 노하우 등 실질적인 정보를 공유합니다. 한 회원은 "모임에서 알게 된 치료법으로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며 "혼자였다면 절대 알 수 없었을 정보"라고 했습니다.

피해자 단체들은 제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20년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개정 때는 피해자들이 국회 앞에서 1,000일 넘게 농성하며 법 개정을 이끌어냈습니다. 그 결과 구제급여가 인상되고, 지원 대상이 확대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한 활동가는 "우리의 아픔이 헛되지 않도록, 더 이상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관련 자주 묻는 질문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 인정 절차가 어떻게 되나요?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 인정은 신청 접수, 노출 조사, 건강 검진, 판정의 4단계로 진행됩니다. 먼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센터에 온라인이나 방문으로 신청서를 제출합니다. 이후 전문 조사원이 가정을 방문하여 사용 제품, 기간, 빈도 등을 조사하고, 지정 병원에서 폐 CT, 폐기능 검사 등을 받습니다. 최종적으로 판정위원회에서 1~4단계로 피해 등급을 결정하며, 전체 과정은 약 6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한달에 20만원 정도 받고 있는 학생인데 체육 평가에서 고려사항이 있을까요?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한 건강 문제는 학교 체육 활동에서 충분히 고려될 수 있습니다. 병원 진단서나 피해 인정 결정문을 학교에 제출하면, 체육 교사가 건강 상태에 맞는 대체 활동이나 평가 방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건강상 이유로 정상적인 체육 활동이 어려운 학생은 별도 평가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으므로, 담임교사와 체육교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되어 신장이 하나 없는데 피해 인정이 되나요?

태아기 가습기살균제 노출로 인한 선천성 기형도 피해 인정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신장 무형성, 요로 기형 등이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연관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가습기살균제 사용 증거와 출생 후 진단 기록을 준비하여 신청하시면 됩니다. 특히 가족력이 없는 선천성 기형의 경우 환경적 요인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가 소견서를 함께 제출하면 인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론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단순한 개인의 불행이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신체적 아픔을 넘어 경제적 어려움, 가족 관계의 붕괴,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마십시오. 정부의 지원 제도가 계속 확대되고 있고, 기업들의 책임 인정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전국의 수천 명의 피해자들이 함께 연대하고 있고, 의료진, 법조인, 시민단체가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피해 신청이 거부되었다고 좌절하지 말고 재신청하십시오. 배상금이 적다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싸우십시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불의 어디에서든 정의를 위협한다"고 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정의로운 해결은 단지 피해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피해자 여러분의 용기 있는 목소리가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