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도 집안 분위기는 180도 달라집니다. 하지만 막상 커튼을 하려고 마음먹으면, 업체마다 부르는 값이 천차만별이라 당황스러우셨을 겁니다. "평당 얼마예요?"라고 물으면 "원단마다 달라요"라는 답변만 돌아오고, 방문 견적을 받자니 덜컥 계약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기죠. 이 글은 10년 이상 커튼/블라인드 시공 현장을 누빈 실무자의 관점에서, 여러분이 바가지를 쓰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에 최상의 커튼을 시공할 수 있도록 돕는 완벽한 가이드입니다. 2026년 현재 시세와 트렌드를 반영하여, 평형별 견적 계산법부터 숨은 비용을 찾아내는 노하우까지 모두 공개합니다.
1. 커튼 견적의 기본 원리와 계산법: '폭'과 '배수'의 비밀
커튼 견적은 단순히 '창문 크기'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창문을 가리기 위해 소요되는 '원단의 폭(Panel) 수'와 '주름 배수(Fullness)', 그리고 '가공 방식'에 의해 최종 금액이 산출됩니다.
많은 소비자가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창문 가로 사이즈만 재서 "이거 얼마예요?"라고 묻는 것입니다. 커튼 견적의 핵심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업체와 대등하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커튼 가격을 결정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1. '폭(Panel)'이란 무엇인가?
커튼 원단은 보통 롤(Roll) 형태로 생산되는데, 이 원단의 고정된 가로 길이를 '폭'이라고 합니다. 국내 원단의 경우 대폭(약 150~160cm)이 일반적이며, 수입 원단이나 특수 원단은 소폭(110~120cm)인 경우도 있습니다.
창문 가로가 300cm라고 해서 원단 300cm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주름을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가로 450cm인 34평 거실 창을 가리기 위해서는 주름을 고려해 약 1.5배~2배의 원단이 필요합니다.
- 실무 팁: 일부 저가 업체는 견적을 낮게 보이기 위해 원단 소요량을 줄여 '민주름(평주름)' 견적을 냅니다. 하지만 설치 후 커튼을 닫았을 때 팽팽하게 펴지면 정말 볼품이 없습니다. 최소 1.5배, 권장 2배 주름을 잡아야 호텔처럼 풍성한 느낌이 납니다.
1-2. 나비주름(2배) vs 민주름(1.5배) 상세 비교
견적 차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점입니다.
- 나비주름 (2배 주름): 커튼 상단에 일정한 간격으로 주름을 박음질해 놓은 형태입니다. 커튼을 닫아도 주름이 풍성하게 유지됩니다. 원단이 창문 가로 길이의 2배가 들어갑니다. (예: 창 300cm
- 민주름 (1.5배 주름): 상단에 박음질 없이 일자로 펴진 형태입니다. 레일의 핀 꽂는 위치로 주름을 자연스럽게 만듭니다. 원단이 덜 들어가 저렴하지만, 커튼을 닫으면 주름이 사라져 평평해질 수 있습니다.
1-3. 특수 가공비: 형상기억(Shape Memory)
최근 5년간 커튼 시장의 필수 옵션이 된 것이 바로 '형상기억' 가공입니다. 고온의 스팀 오븐에서 원단에 웨이브(Wave)를 기억시키는 공정입니다.
- 필요성: 일반 커튼은 세탁 후 주름이 망가지거나 퍼지지만, 형상기억 커튼은 세탁 후에도 칼주름이 유지됩니다.
- 비용: 폭당 약 10,000원 ~ 15,00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거실 커튼 견적에서 약 10~15만 원 정도를 차지하는 항목입니다.
- 전문가 조언: 암막 커튼이나 두께감 있는 원단을 하신다면 형상기억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반면, 차르르(쉬폰) 커튼은 소재 특성상 자연스러운 드레이프성이 좋아 굳이 형상기억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2. 평형별/공간별 예상 견적 가이드 (2026년 기준)
일반적인 국산 중상급 원단을 기준으로 했을 때, 24평 아파트는 전체 약 80~120만 원, 34평 아파트는 약 120~180만 원 선에서 합리적인 견적이 형성됩니다. (전동, 수입 원단 제외)
물론 원단 종류(암막율, 브랜드, 친환경 인증 등)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바가지 쓰지 않는 적정선'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견적은 [거실: 이중커튼(겉지+속지)] + [안방: 암막커튼] + [작은방: 블라인드] 조합을 기준으로 한 평균치입니다.
2-1. 20평대 (24평/25평) 상세 견적 분석
20평대 아파트는 거실 창 가로폭이 보통 350cm~380cm 내외입니다.
- 거실 (이중커튼):
- 속지(차르르 쉬폰): 나비주름 기준 약 20~30만 원
- 겉지(생활암막): 민주름~1.5배 기준 약 30~40만 원
- 거실 합계: 50~70만 원
- 안방 (암막커튼): 창 크기가 거실보다 작습니다 (약 300cm). 100% 암막 기준 약 20~30만 원.
- 작은방 1~2개: 콤비 블라인드로 시공 시 창당 5~8만 원.
- 총 견적 예상: 80만 원 ~ 110만 원
- 비용 절감 팁: 20평대는 거실이 좁아 보일 수 있으므로, 겉지를 생략하고 도톰한 '헤비 쉬폰(사생활 보호 기능)' 하나만 나비주름으로 시공하면 30만 원대로 거실을 끝낼 수 있으며, 개방감도 훨씬 좋습니다.
2-2. 30평대 (32평/34평) 상세 견적 분석
국민 평형인 34평은 거실 창이 450cm 이상으로 넓어집니다. 원단 소요량이 20평대보다 1.5배가량 늘어납니다.
- 거실 (이중커튼):
- 속지(고밀도 쉬폰): 30~40만 원
- 겉지(형상기억 암막): 50~70만 원 (원단 5~6폭 소요)
- 거실 합계: 80~110만 원
- 안방 (베란다 확장 여부에 따라 다름): 확장형일 경우 커튼 박스가 길어 30~40만 원 예상.
- 작은방 2개: 우드 블라인드나 고급 콤비 블라인드 시공 시 약 20~30만 원.
- 총 견적 예상: 130만 원 ~ 180만 원
- 주의사항: 34평 거실에 원단을 아끼려고 주름을 적게 잡으면, 커튼을 쳤을 때 원단이 모자라거나 가운데가 벌어지는 참사가 발생합니다. 거실만큼은 예산을 집중하세요.
2-3. 40평대 이상 및 전동 커튼 옵션
40평대 이상은 창문의 개수도 많고 창의 크기도 큽니다. 시공 난이도도 높아집니다.
- 총 견적 예상: 200만 원 ~ 300만 원+
- 전동 커튼 추가 비용:
- 2026년 현재, IoT 기술 발달로 전동 커튼 모터 가격이 많이 안정화되었습니다.
- 국산/중국산(Tuya, Zigbee 등): 모터+레일 1세트당 약 20~30만 원 추가.
- 프랑스 솜피(Somfy): 모터+레일 1세트당 약 50~70만 원 추가. 소음이 적고 내구성이 월등합니다.
- 사례 연구: 40평대 아파트 거실에 전동 커튼을 설치한 고객님의 경우, 솜피 모터를 사용하여 기존 수동 견적(120만 원)에 60만 원이 추가된 180만 원에 거실 시공을 마쳤습니다. 만족도는 수동 대비 200% 이상이었습니다.
3. 소재별 가격 차이와 기능성 원단 선택 가이드
같은 '암막 커튼'이라도 원단 뒷면 코팅 방식과 직조 방식에 따라 가격은 2배 이상 차이 납니다. 견적서에 단순히 '암막'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반드시 상세 스펙을 물어봐야 합니다.
3-1. 암막 커튼의 종류와 가격대
암막 커튼은 빛 차단율에 따라 생활 암막과 100% 암막으로 나뉩니다.
- 3중직 암막 (생활 암막):
- 특징: 검은 실(중간사)을 원단 사이에 넣어 빛을 차단합니다. 암막율은 70~80% 정도입니다. 밝은 색상일수록 암막율이 떨어집니다.
- 가격: 가장 대중적이고 저렴합니다. (폭당 3~5만 원 선)
- 추천: 거실, 빛에 예민하지 않은 분들의 안방.
- 100% 암막 (풀달/코팅):
- 특징: 원단 뒷면에 실리콘이나 특수 코팅을 하여 빛을 99.9% 차단합니다. 낮에도 밤처럼 깜깜합니다. 방풍, 단열 효과가 매우 뛰어납니다.
- 단점: 원단이 빳빳하고 무거워 드레이프성이 떨어질 수 있어 형상기억 가공이 필수입니다.
- 가격: 3중직 대비 1.5배~2배 비쌉니다. (폭당 6~9만 원 선)
- 추천: 교대 근무자, 영화 감상실(웰빙룸), 서향집(오후 햇살이 강한 곳).
3-2. '차르르' 쉬폰 커튼의 급 나누기
'차르르 커튼' 견적을 받았는데 너무 싸다면, 원단 밀도를 의심해야 합니다.
- 저밀도 쉬폰: 얇고 비침이 심합니다.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일 수 있습니다. (저가형)
- 고밀도 쉬폰 (도톰 쉬폰): 촘촘하게 짜여 있어 사생활 보호가 되면서도 채광은 은은하게 들어옵니다.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 헤비 쉬폰: 겉지 없이 단독으로 사용해도 될 만큼 두껍습니다. 비침이 거의 없습니다.
3-3. 친환경/기능성 원단 (먼지 없는 커튼)
최근 알러지 케어, 먼지 없는 원단이 유행입니다. 원단 표면에 특수 코팅을 하여 정전기를 방지, 먼지가 잘 붙지 않게 한 제품입니다. 일반 원단 대비 견적이 20~30% 상승하지만, 어린 자녀나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는 투자 가치가 충분합니다.
- 팁: '친환경'이라는 말만 믿지 말고, '아토피 인증'이나 'OEKO-TEX(오코텍스)' 인증 마크가 있는지 견적 단계에서 확인하세요.
4. 견적 비교 시 반드시 체크해야 할 숨은 비용 (호갱 방지)
최저가 견적에 속지 마세요. 시공비, 부자재비, 특수 가공비가 별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종 결제 금액(Turn-key)을 기준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커튼 견적 비교 시 업체들이 교묘하게 빼놓는 항목들이 있습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정확한 비교 견적을 내보세요.
4-1. 시공비 (설치비)
- 온라인/동대문: 대부분 별도입니다.
- 기본 출장비: 3~5만 원
- 창당 설치비: 1~2만 원
- 예: 34평 전체 시공 시 설치비만 10~15만 원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 지역 로드샵/홈스타일링 업체: 견적에 시공비가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설치비 포함인가요?"라고 꼭 물어보세요.
4-2. 레일 및 봉 가격
- 레일: 알루미늄 레일은 저렴하지만, 소음이 적고 부드러운 '저소음 코팅 레일'은 미터당 가격이 더 나갑니다. 겉지는 레일로, 속지도 레일로 하는 이중 레일 방식이 튼튼하고 사용하기 편합니다.
- 커튼 봉: 엔틱한 느낌을 주지만, 레일보다 비싸고 커튼을 여닫을 때 뻑뻑합니다. 요즘은 커튼 박스 안에 숨기 때문에 봉보다는 실용적인 레일을 선호합니다. 견적서에 레일이 '일반형'인지 '고급형'인지 확인하세요.
4-3. 남는 원단(로스) 처리
일부 양심적인 업체는 재단 후 남는 자투리 원단으로 쿠션을 만들어 서비스로 주거나, 같은 원단으로 커튼 끈을 고급스럽게 만들어줍니다. 반면, 저가 견적은 기본 커튼 끈조차 별도 구매이거나 저렴한 끈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4-4. A/S 및 수선 보증
- 인터넷 구매: 치수를 잘못 재면 교환/환불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수선하려면 배송비와 수선비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 방문 견적 업체: 치수 오류 시 업체 책임으로 100% 무상 수선해 줍니다. 또한, 이사 갈 때 기장 수선(길이 자르기/늘리기) 서비스 비용을 미리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보통 폭당 5천 원~1만 원 선)
[핵심 주제]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Q1. 30평대 아파트인데 예산을 150만 원 잡았습니다. 거실은 쉬폰+암막, 안방 암막, 작은방 블라인드 가능한가요?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150만 원이면 국산 중상급 원단으로 구성할 수 있는 넉넉한 예산입니다. 예산 배분 전략: 거실은 집의 얼굴이니 형상기억 가공이 들어간 고급 겉지와 고밀도 쉬폰(약 80~90만 원)에 투자하세요. 대신 안방은 100% 암막 기능에 충실한 기본 원단(30만 원), 작은방 2곳은 가성비 좋은 콤비 블라인드(각 5~7만 원)로 맞추면 시공비 포함 140~150만 원 선에서 훌륭한 퀄리티가 나옵니다.
Q2. 견적서에 '원단 5폭'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게 무슨 뜻인가요?
원단 5폭은 원단 롤 5개를 이어 붙여서 만든다는 뜻입니다. 보통 원단 1폭(대폭)은 가로가 150cm 정도입니다.
- 계산: 150cm
- 적용: 만약 거실 창이 450cm라면, 750cm 원단을 사용하여 약 1.6~1.7배 주름을 잡게 됩니다. 5폭이면 30평대 거실에 적당한 주름 양입니다. 만약 2배 나비주름을 원하시면 6폭(900cm) 견적을 요청하셔야 합니다.
Q3. 동대문 종합시장이나 온라인이 동네 커튼 집보다 무조건 쌀까요?
원단 가격만 보면 저렴할 수 있지만, '최종 비용'과 '실패 리스크'를 따져야 합니다.
- 동대문/온라인: 원단비는 20~30% 저렴할 수 있으나, 실측과 시공을 본인이 해야 하거나 별도 비용이 발생합니다. 치수 측정 실수 시 리스크가 큽니다.
- 동네 전문점/방문 견적: 인건비와 매장 운영비가 포함되어 조금 비싸지만, 정확한 실측, 전문 시공, A/S, 그리고 집 조명에 원단을 직접 비춰보고 고를 수 있는 실패 없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 결론: 셀프 인테리어에 능숙하다면 온라인/동대문, 한 번에 완벽한 시공을 원한다면 전문 업체를 추천합니다.
Q4. 35평 아파트인데 총 견적이 175만 원 나왔습니다. (거실 겉+속, 안방 암막, 작은방 암막). 비싼 건가요?
제시해 주신 구성을 보면 "거실 기능성 원단 5폭 + 속지", "방 암막 3중직" 등 사양을 높게 잡으신 편입니다. 특히 원단이 '기능성(먼지 없는, 친환경 등)'이거나 '수입지', 혹은 '형상기억'이 포함되어 있다면 175만 원은 적정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다만, 일반 폴리에스테르 국산 원단에 형상기억도 없는 기본 사양이라면 130~140만 원대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견적서에 '형상기억 가공비'가 포함되어 있는지, 원단 브랜드가 어디인지 확인해 보세요.
Q5. 이사 갈 때 커튼 가져가서 쓸 수 있나요? (리폼 견적)
네, 가능합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 작은 집 폭과 기장이 모자랍니다. 폭을 잇는 수선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어 추천하지 않습니다.
- 큰 집 폭은 그대로 쓰고 기장(세로 길이)만 수선하면 됩니다. 기장 수선비는 폭당 5,000~10,000원 정도입니다.
- 팁: 새로 맞추는 비용의 50% 이상 수선비가 나온다면 과감히 새로 맞추고, 기존 커튼은 당근마켓 등에 판매하는 것이 경제적입니다.
5. 결론: 가장 싼 견적이 아닌 '가장 가치 있는' 견적을 찾으세요
커튼은 한 번 설치하면 최소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사용하는 내구재입니다. 10만 원, 20만 원을 아끼기 위해 얇은 원단을 쓰거나 주름을 줄이면,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후회하게 됩니다.
전문가로서 마지막 조언을 드립니다.
- 예산의 60%는 거실에 투자하세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며,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합니다.
- 견적은 '총액'으로 비교하세요. 원단값, 가공비, 시공비, 부자재비가 모두 포함된 최종 금액을 확정 짓고 계약하세요.
- 실측은 전문가에게 맡기세요. 1cm의 차이가 바닥에 끌리느냐, 예쁘게 떨어지느냐를 결정합니다.
여러분의 공간에 딱 맞는 옷을 입혀주는 과정, 꼼꼼한 견적 비교를 통해 합리적이고 아름다운 결과물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현명한 소비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